샘도랑잡 바우 황송문 가까이 가지도 않았습니다. / 탐욕의 불을 켜고 / 바라본 일도 없습니다. 전설 속의 나무꾼처럼 / 옷을 숨기지도 않았습니다. / 그저 그저 / 달님도 부끄러워 / 구름 속으로 숨는 밤 / 물소리를 들었을 뿐입니다. / 죄가 있다면 / 그 소리 훔쳐들은 죄밖에 없습니다. / 그런데, 그런데, / 그 소리는 꽃잎이 되고 향기가 되었습니다. / 껍질 벗는 / 수밀도의 향기--- / 밤하늘엔 여인의 비눗물이 흘러갑니다. / 아씨가 선녀로 목욕하는 밤이면 / 샘도랑은 온통 별밭이 되어 / 가슴은 은하로 출렁이었습니다. / 손목 한번 잡은 일도 없습니다. / 얘기 한번 나눈 적도 없습 니다. / 다만 아슴푸레한 어둠 저편에서 / 떨어지는 물소리에 / 정신을 빼앗겼던 탓이 올시다. / 시원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