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시창작

칡차

SM사계 2023. 5. 29. 00:01

 

 

 

 칡차 

 

                                                              황송문

 

오늘은 내 나라 칡차를 들자. 

 

조상의 뼈가 묻힌 산 / 조상의 피가 흐른 산

조상 대대로 자자손손 / 뼈 중의 뼈, 살 중의 살이 묻힌 산

그 산 진액을 빨아 올려 / 사시장철 뿌리로 간작했다가 

주리 틀어 짜낸 칡차를  받아 마시고 / 내가 누구인가를 생각하자.  

 

칡뿌리 같이 목숨 질긴 우리의 역사 / 칡뿌리 같이 잘려나간 우리의 강토

내 흉한 손금 같은 산협에 / 죽지 않고 살아남은 뿌리의 정신 / 흙의 향기를

받아 마시자. 

어제는 커피에 길들어 왔지만 / 어제는 정신없이 살아왔지만 / 오늘은 내 나라

칡차를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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