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탤지어의 손수건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나는 자다가 꿈속에서 고향을 볼 때가 있다. 꿈에 떡 얻어먹듯 그렇게 어쩌다가 고향 꿈을 꾸면서 흐느껴 울 때가 있다. 그 꿈속에서 뜸부기 소리를 들을 때가 있다. 뜸북 뜸북 뜸뜸뜸뜸…… 낮에 듣지 못하는 뜸부기 소리를 잠자리에서 꿈에 듣는다. 낮에는 수돗물.. 황송문 대표수필 2012.07.30
바둑을 두면서 바둑을 두면서 나는 바둑을 두면서 인생을 생각한다. 인생이란 마치 바둑과도 같은 성질의 것이라고……. 과연 그렇다. 인생이란 바둑과도 같은 성질의 것이다. 바둑이란 처음 한 점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처럼, 인생이란 처음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다. 바둑을 처음부터 잘 두어야 하듯이.. 황송문 대표수필 2012.07.30
팔싸리 팔싸리 화투 노름에 팔싸리라는 것이 있다. 팔싸리는 흑싸리 넉 장과 홍싸리 넉 장을 합한 여덟 장의 제구를 말한다. 그런데 이 여덟 장을 차지하지 못하는 경우, 마흔여덟 장으로 된 노름 제구 가운데 가장 매력 없는 것이 바로 흑싸리와 홍싸리이다. 무엇보다도 우선 구미가 당기는 것은.. 황송문 대표수필 2012.07.30
등잔불 환타지아 등잔불 환타지아 달달달달 다르륵- 달달달달 다르륵- 등잔불이 가물거리는 가운데 할머니는 밤새도록 물레를 돌리셨다. 나는 그 물레소리를 들으면서 꾸벅 꾸벅 졸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곤 했었다. 나는 잠속에서도 꿈속에서도 물레소리를 듣곤 했는데, 눈을 떠보면 할머니는 .. 황송문 대표수필 2012.07.30
인생의 빨래 인생의 빨래 좋은 시를 쓰려면 우선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문학을 하기 전에 먼저 사람다운 사람, 시인다운 시인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사람다운 사람, 시인다운 시인이 되지 않고는 좋은 시가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문학작품이란 그 사람의 마음의 표상이기 때문이다. 글이란 바.. 황송문 대표수필 2012.07.30
목욕하는 여인들 목욕하는 여인들 이 세상에서 여자의 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고 신비로운 것은 없다. 여자의 몸에는 이 세상 삼라만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의 소성, 그 형상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름난 명화 중에는 미와 사랑의 여신을 그린 고대 나체화로서, 1942년에.. 황송문 대표수필 2012.07.30
망향의 노래 망향의 노래 나의 아버지는 내 나이 16세 되던 해에 돌아가셨다. 그리고 그 이듬해엔 누이동생이 폐렴으로 죽었다. 연거푸 두 죽음을 보게 된 나는 허탈에 빠질 겨를도 없이 중학생의 몸으로 아버지 대신 가정을 책임져야 했다. 다 늙으신 할머니와 그저 순하기만 하신 어머니, 그리고 철.. 황송문 대표수필 2012.07.30
연날리기 연날리기 나의 연은 하늘높이 날았다. 내가 날을 수 없는 하늘을 나의 연은 숫한 바람을 타고 잘도 날았다. 나는 연이 하늘 저 멀리 날을 수 있도록 연줄을 느슨하게 늦추어 주곤 하였다. 그러면서도 연줄을 가끔씩 잡아당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연줄을 당겨주지 않으면 그 연은 하늘.. 황송문 대표수필 2012.07.30
자운영 환상 자운영 환상 누가 나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깔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없이 자운영(紫雲英) 꽃빛을 말할 것이다. 그가 나에게 그 이유를 묻는다면, 나는 나도 모르게 어쩐지 좋아서 무조건 사랑하게 되었노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가 나의 이 '어쩐지' 좋다는 말에 코.. 황송문 대표수필 2012.07.30
시가 있는 수필 까치밥 까치밥 늦가을, 감나무 가지 맨 끝에 한두 개 남겨 두는 홍시(紅柿)를 가리켜 까치밥이라고 한다. 말랑말랑하면서도 먹음직스러운 그 까치밥을 유심히 살펴보면 가느다란 상처가 나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떫은 기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까치밥, 단맛만이 울어난 까.. 황송문 대표수필 2012.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