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시창작

알래스카

SM사계 2023. 6. 12. 00:01

 

 

  알래스카  

                                                         황송문

 

알래스카의 하늘과 산과 바다는 / 물음표로 가득했다. 

물어도 물어도 끝이 없는 / 물음표와 물음표---

알래스카의 구름과 눈과 파도는 / 느낌표로 가득했다. 

느껴도 느껴도 끝이 없는 / 느낌표와 느낌표---

 

밤이 없는 알래스카의 여름은 / 불타는 태양으로 가면을

벗는다. // 가식의 옷을 벗고 / 구리빛 등살을 드러낸다. 

곰이 앞발로 물고기를 건져 먹듯 / 시원(始原)을 건져먹는

내 의식의 어망---

 

알래스카는 / 내가 잡은 물고기의 싱싱한 회다. 

관념의 껍질을 벗기고 / 고추장을 찍을 때

일제히 몰려온 물음표 느낌표가 / 만선으로 가득했다. 

 

           -1987년 여름 미국 알래스카 코디악 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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