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는 황송문 산에서는 세속의 잡담을 지껄이지 말아라. 맑은 공기와 맑은 물 웃음 짓는 햇빛을 보아라. 나뭇잎 풀잎들은 손짓을 하고 꽃들이 반기거늘 먼지와 기름때를 왜 게워내느냐. 침묵하는 산이 입이 없어서 조용한 줄 아느냐. 바위처럼 묵언(黙言)으로 말하고 흙처럼 지평으로 참으며 청명한 하늘에 구름이 떠돌 듯 말 없는 가운데 산 높고 골 깊은 말, 우리도 그 말 없는 말로 고요함이 장을 서게 해야 하느니라. ●진리는 단순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복잡한 세상사도 문예 작품으로 거듭나게 되면 단순해지게 됩니다. 이것은 평범을 가장한 비범함이라 하겠습니다. 이 시에도 평범을 가장한 비범함이 스며있겠는데, 독자는 모호하게 은폐된 시어(詩語)를 눈치채야 합니다. 시어는 설명이 아니고 표현되어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