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시전집

산에서는

SM사계 2021. 1. 29. 00:10

 

산에서는

                                        황송문

 

산에서는

세속의 잡담을 지껄이지 말아라.

 

맑은 공기와 맑은 물

웃음 짓는 햇빛을 보아라.

 

나뭇잎 풀잎들은 손짓을 하고

꽃들이 반기거늘

먼지와 기름때를 왜 게워내느냐.

 

침묵하는 산이

입이 없어서 조용한 줄 아느냐.

 

바위처럼 묵언(黙言)으로 말하고

흙처럼 지평으로 참으며

청명한 하늘에 구름이 떠돌 듯

 

말 없는 가운데

산 높고 골 깊은 말,

우리도 그 말 없는 말로

고요함이 장을 서게 해야 하느니라.

 

 

●진리는 단순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복잡한 세상사도 문예 작품으로 거듭나게 되면

  단순해지게 됩니다.

 

 이것은 평범을 가장한 비범함이라 하겠습니다. 이 시에도

 평범을 가장한 비범함이 스며있겠는데,

 

 독자는 모호하게 은폐된 시어(詩語)를 눈치채야 합니다.

 시어는 설명이 아니고 표현되어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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