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시전집

노을

SM사계 2021. 2. 8. 00:10

 

노을

                                        황송문

 

노을은 연서戀書다.

 

산불로 오시는 임에게

송두리째 바쳐드리는

수박 속 발그레한 귓속말이다.

 

그 빛깔

홀로 보기 아까워

은밀한 항아리에 은근히 재워둔

꽃자주 빛깔의

잘 익은 포도주다.

 

눈웃음 해실해실

한 모금의 희열로 사근거리는

순연純然한 귓속말.

 

둘이 마시다 하나 잠들어도 모를

입술 속 戀戀한 불기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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