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소라
황송문
하늘 가득히
마음을 비우고 있어요.
바다 가득히
마음을 넓히고 있어요.
모든 것 아낌없이 다 빼주고
빈 껍질로 돌아앉은 별을 담는
소라의 아픔……
하루, 이틀, 사흘……
빈 가슴에 바람이 들어
귓속 윙윙 울고 있어요.
●1987년 미국 여행 중 마이애미에서 쓴 시입니다. 하늘을 보거나 바다를 보거나 사막을 달리면 마
음이 넓어져서 용서하기가 쉬워지게 되는가 봅니다. 그래서 시인이 되기 전에 사람이 되어야 한다
는 말이 천사만려(千思萬慮)해도 옳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