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리 청보리 청보리의 푸른 정신으로 살고 싶다. 가난한 나라에 태어나 살아도 가난한 줄 모르게 수천 톤의 햇살을 받아들이는 양지바른 토양에서 보란 듯이 살고 싶다. 국어보다 영어를 더 잘 가르치는 그런 事大의 사내새끼가 아니라, 자가용 열쇠를 빙글빙글 돌리면서 어깨를 으쓱거린다거나, 면사포를 .. 황송문 대표시 2010.10.05
간장 간장 황송문 우리 조용히 썩기로 해요. 우리 기꺼이 죽기로 해요. 토속의 항아리 가득히 고여 삭아 내린 뒤에 맛으로 살아나는 삶, 우리 익어서 살기로 해요. 안으로 달여지는 삶, 뿌리 깊은 맛으로 은근한 사랑을 맛 들게 해요. 정겹게 익어 가자면 꽃답게 썩어 가자면 속맛이 우러날 때까지는 속삭는 .. 황송문 대표시 2010.08.26
자운영 자운영紫雲英 황송문 나는 그녀에게 꽃시계를 채워 주었고 그녀는 나에게 꽃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꿀벌들은 환상의 소리 잉잉거리며 우리들의 부끄러움을 축복해 주었다. 그러나, 우리들의 만남은 이별, 보자기로 구름 잡는 꿈길이었다. 세월이 가고 늙음이 왔다. 어느 저승에서라도 만나고 싶어도 .. 황송문 대표시 2010.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