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도마 황송문 세월의 흔적이 손금처럼 갈라져 상처를 모름지기 감추고 있다. 날카로운 식칼을 피하지도 않은 채 온몸으로 다스린 숙명의 가슴--- 가슴은 좁아도 하해와 같이 넓은 배려 하늘을 보고 누울 때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언제나 받아들이는 칼날에서 순애(殉愛)하는 인생을 배운다. 황송문 시창작 2023.12.25
그리움 2 그리움 2 황송문 고향이 그리운 날 밤엔 호롱에 불이라도 켜보자. 말 못하는 호롱인들 그리움에 얼마나 속으로 울까 빈 가슴에 석유를 가득 채우고 성냥불을 붙여주자. 사무치게 피어오르는 향수의 불꽃 입에 물고 안으로 괸 울음 밖으로 울리니 창호지에 새어드는 문풍지 바람 밤새우는 물레소리 그리워 그리워 졸아드는 기름 소리에 달빛도 찾아와 쉬어 가리니--- 황송문 시창작 2023.12.18
그리움 1 그리움 1 황송문 그리움은 해묵은 동동주 속눈썹 가늘게 뜬 노을이다. 세월이 가면 고이는 술, 꽃답게 썩어가는 눈물어림이다. 눈물을 틀어막는 쐐기의 아픔이다. 뜬구름 같은 가슴에 삭아 괴는 한, 떠도는 동동주다. 황송문 시창작 2023.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