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국 시래기국 황송문 고향 생각이 나면 시래기국집을 찾는다. 해묵은 뚝배기에 듬성듬성 떠 있는 붉은 고추 푸른 고추 보기만 해도 눈시울이 뜨겁다. 노을같이 얼근한 시래기 국물 훌훌 마시면, 뚝배기에 서린 김은 恨이 되어 鄕愁 젖은 눈에 방울방울 맺힌다. 시래기국을 잘 끓여 주시던 할머니는 저승에.. 황송문 대표시 2010.12.21
내 가슴속에는 내 가슴속에는 Ⅴ 황송문 내 가슴속에는 첫사랑이 있다네. 간이역이 섰는 초등학교 통나무 교실의 불꽃이 있다네. 불을 머금은 장작 난로 인절미 구워 먹던 소녀가 있다네. 내 가슴 속에는 첫사랑이 있다네. 세상이 추울 때 그리워지는 소녀, 기쁨에 넘치는 불 그림자 부끄러운 능금 볼이 타고 있다네. 황송문 대표시 2010.12.09
존재 存在 황송문 당신이 하늘이라면 나는 그 속에 떠도는 구름 당신이 바다라면 나는 그 속에 출렁이는 물결 당신이 땅이라면 나는 하나의 작은 모래알 당신의 손바닥 위에 숨 쉬는 나는 당신의 영원 속의 순간을 풀잎에 맺혀 사는 이슬 한나절 맺혔다가 사위 어가는 목숨…… 황송문 대표시 2010.11.30
물레 물레 황송문 木花茶房에 한 틀의 물레가 놓여 있었다. 수 십 년 만에 햇볕을 받은 할머니의 뼈다귀처럼 물레는 앙상하게 낡아 있었다. 도시의 詩가 타살되던 날 밤 다방으로 피신해 온 나는 물레 소리에 미쳐 들고 있었다. 할머니의 眞言처럼 사른사른 살아나는 물레 소리가 너무너무 좋아서 나는 눈물.. 황송문 대표시 2010.11.11
아름다운 것 1, 2 아름다운 것 1 황송문 보내 놓고 돌아와 틀어박는 쐐기는 아름답다. 쐐기의 美學으로 눈물을 감추면서 피어 내는 웃음꽃은 아름답다. 기다림에 주름 잡힌 얼굴로 쏟아져 내리는 햇살의 만남은 아름답다. 태양의 미소와 바람의 애무 눈짓하는 나무는 아름답고 지저귀는 새는 아름답다. 아름다운 것은 .. 황송문 대표시 2010.11.09
보리를 밟으면서 보리를 밟으면서 황송문 보리를 밟으면서 언 뿌리를 생각한다. 아이들이 아비에게 대들 때처럼, 시린 가슴으로 아픔을 밟는 아픔으로 해동을 생각한다. 얼마나 교육을 시켜 줘 보았느냐고, 얼마나 유산을 남겨 줘 보았느냐고, 시퍼런 눈들이 대드는 것은 나의 무능임을 나는 안다. 뿌리를 위하여 씨알.. 황송문 대표시 2010.11.04
존재 存在 황송문 당신이 하늘이라면 나는 그 속에 떠도는 구름 당신이 바다라면 나는 그 속에 출렁이는 물결 당신이 땅이라면 나는 하나의 작은 모래알 당신의 손바닥 위에 숨 쉬는 나는 당신의 영원 속의 순간을 풀잎에 맺혀 사는 이슬 한나절 맺혔다가 사위 어가는 목숨…… 황송문 대표시 2010.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