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레
황송문
木花茶房에
한 틀의 물레가 놓여 있었다.
수 십 년 만에 햇볕을 받은
할머니의 뼈다귀처럼
물레는 앙상하게 낡아 있었다.
도시의 詩가 타살되던 날 밤
다방으로 피신해 온 나는
물레 소리에 미쳐 들고 있었다.
할머니의 眞言처럼
사른사른 살아나는 물레 소리가
너무너무 좋아서
나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靑竹 같은 자식을
전장에 보내 놓고
사방팔방 치성을 드리던
할머니의 물레 소리가
내 가슴 다르륵 물어 감고 있었다.
보기도 아까운 그 얼굴,
한 줌의 재가 되어 돌아온 자식을 끌안다가
까물치던 할머니의 목쉰 소리 다르륵,
숨이 막혀 울지도 못하고
낮은 음자리 돌아 감기는
恨의 물레 소리
가락에 시름을 감으며
지렁이 울음을 게워 내고 있었다.
달 지는 밤이면
버언한 창호지 마주 앉아
남편 생각 자식 생각에
손을 멈추다가도
찌지는 한숨, 달달달달 다르륵,
시름을 감아 돌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