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대표시

아름다운 것 1, 2

SM사계 2010. 11. 9. 10:09

 

 

  아름다운 것 1

 

                             황송문 

 

보내 놓고 돌아와

틀어박는 쐐기는 아름답다.

쐐기의 美學으로

눈물을 감추면서

피어 내는 웃음꽃은 아름답다.

 

기다림에 주름 잡힌 얼굴로

쏟아져 내리는

햇살의 만남은 아름답다.

 

태양의 미소와

바람의 애무

눈짓하는 나무는 아름답고

지저귀는 새는 아름답다.

 

아름다운 것은

눈짓하는 나무와

지저귀는 새,

떠난 이의 뒤에서 헛웃음 치는 아픔이다.

 

보내 놓고 돌아와

짜깁는 신경의 잔을 기울이며

하루를 천년같이 기다리는 노을이다.

 

노을 담긴 그리움이

恨으로 괴이어

떠낸 詩의 잔에 넘치는 술의 입술이다.

 

아름다운 것은

산불로 타오르던 나무

뚫린 가슴에

울며 울며 쐐기를 지르는

망각의 술, 기다림의 잔이다.

 

 

  아름다운 것 2

 

아름다운 것은 웃음꽃이다.

三冬 가시나무 웃음꽃이다.

아픔을 참는 가시나무의 슬픔

상처에서 피어 올린 웃음꽃이다.

 

기다리며 기다리며

평생을 하루같이 기다리며

침묵하는 웃음꽃이다.

 

찔리운 상처가 아물지 않아도

기다리며 기다리며

생각하는 三冬 가시나무로 서서

먼 하늘 우러르는 눈빛이다.

 

아름다운 것은

천년을 하루같이 기다리며

속울음 삼키는 사람,

그 얼굴에 내리는 햇살이다.

 

아름다운 것은

속 아픈 눈물을 안에서 걸러 내어

웃음꽃 피어 내는 얼굴

그 얼굴의 햇살이다.

 

枯木 뚫린 가슴을 틀어막듯

틀어막으며

상처를 틀어막으며,

미소를 머금은 노을빛이다.

 

아름다운 것은

三冬 가시나무 꽃,

상처를 틀어막고 기다리며

노을빛 살려내는 웃음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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