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대표시

시래기국

SM사계 2010. 12. 21. 09:17

 

 

 

 

 

    시래기국

 

                                황송문

 

 

고향 생각이 나면

시래기국집을 찾는다.

 

해묵은 뚝배기에

듬성듬성 떠 있는

붉은 고추 푸른 고추

보기만 해도 눈시울이 뜨겁다.

 

노을같이 얼근한

시래기 국물 훌훌 마시면,

뚝배기에 서린 김은 恨이 되어

鄕愁 젖은 눈에 방울방울 맺힌다.

 

시래기국을 잘 끓여 주시던

할머니는 저승에서도

시래기국을 끓이고 계실까.

 

새가 되어 날아간

내 딸아이는

할머니의 시래기국 맛을 보고 있을까.

 

고향 생각을 하다가

할머니와 딸아이가 보고 싶으면

시래기국집을 찾는다.

 

내가 마시는 시래기 국물은

失鄕의 눈물인가.

 

내 얼근한 눈물이 되어

한 서린 가슴, 빙벽을 타고

뚝배기 언저리에 방울방울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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