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대표시

향수

SM사계 2010. 12. 28. 09:32

 

 

 

 

향수鄕愁

 

황 송 문

 

고추잠자리가 몰려오네.

하늘에 빨간 수 놓으며

한데 어울려 날아오네.

 

어느 고향에서 보내오기에

저리도 빨갛게

상기되어 오는가.

 

저렇게 찾아왔던

그 해는,

참으로 건강한 여름이었지.

 

그대 꽃불 같은

우리들의 강냉이 밭에는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지.

 

잔모래로 이를 닦으시던 할아버지의

상투 끝에 맴돌던 잠자리 같이

강냉이 이빨을 흉내 내며

단물을 빨던 나의 눈앞에

떼 지어 오는 고추잠자리는

누가 보낸 전령인가.

 

어디서 오는 전령이기에

노스탤지어의 손을 흔들며

저리도 붉게

가슴 이리저리 맴돌며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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