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대표시

그리움 1, 2

SM사계 2010. 12. 23. 09:43

 

 

 

     그리움 1

 

                                황송문

 

 

그리움은

해묵은 동동주,

속눈썹 가늘게 뜬 노을이다.

 

세월이 가면

괴는 술,

꽃답게 썩어 가는

눈물어림이다.

 

눈물을 틀어막는

쐐기의

아픔이다.

 

뜬구름 같은

가슴에

삭아 괴는 恨,

떠도는 동동주다.

 

 

      그리움 2

 

고향이 그리운 날 밤엔

호롱에 불이라도 켜 보자.

 

말 못하는 호롱인들

그리움에 얼마나 속으로 울까.

 

빈 가슴에

석유를 가득 채우고

성냥불을 붙여 주자.

 

사무치게 피어오르는 鄕愁의 불꽃

입에 물고

안으로 괸 울음 밖으로 울리니

 

창호지에 새어드는 문풍지 바람

밤새우는 물레 소리 그리워 그리워

 

졸아드는 기름 소리에

달빛도 찾아와 쉬어 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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