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의 죽음 詩語의 죽음 황송문 나는 나를 제사지낸다. 詩語가 죽던 날 밤부터 나는 나를 제사지낸다. 죽은 내 시를 제사지내는 내 말의 무덤 앞에서 나는 잔을 기울인다. 살아나지 못한 내 말의 무덤 아무도 살려낼 수 없는 말의 무덤 앞에 나의 죽음을 제사지낸다. 말이 소용없는 말의 죽음 구겨진 원고지가 바람.. 황송문 대표시 2011.01.13
앙금 앙금 황송문 떠날 때는 말이 없어도 가슴엔 물굽이 굽이굽이 쏴아 하니 빠져나가는 울둘목의 썰물 소리…… 그렇게 보내고 나면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앙금이 쌓여 비단 같은 무늬를 이루다가…… 노을이 환장하게 타오를 때면 그 앙금이 그리움이 되어 밀물로 밀물로 밀려와서는 뚫린 상처를 재우다가.. 황송문 대표시 2011.01.04
연가 연가戀歌 황송문 세상이 추워질수록 생각나는 당신, 가슴 속 열두 대문을 지나 안채 깊은 방 구둘 목에 불을 지펴 드리겠습니다. 불은 당신의 말씀, 입술의 기운으로 은근히 덥혀지는 따뜻한 나라 온돌방 아랫목 비단 금침 깊이깊이 密語 한 꾸리 감아 두겠습니다. 베개는 꽃씨로 채워서 밤마다 꿈자리.. 황송문 대표시 2010.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