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시창작

봄이 오는 소리

SM사계 2024. 3. 11. 00:01

 

 

 

 

봄이 오는 소리

 

                                                               황송문

 

물을 사랑하는 봄이 물소리를 내지르네 / 불을 사랑하는 봄이 불 지르며

다니네 / 물과 불을 중매 서는 바람은 / 박하사탕 먹고  피어오르는 / 아지

랑이 아질아질 신명 도지네.

 

 // 봄햇살이 물을 길어 올리네 /  느릅나무속잎 피는 굽이굽이마다 

/ 뿌리에서 줄기로 가지로 잎으로 / 박하사탕 화안하게 얼사 쿠 일어나네. 

 

봄물결이 불을 안고 피어오르네 / 능선과 능선과 계곡과 계곡과 / 어깨와 

어깨와 허리와 허리와 / 능선과 계곡끼리  능선과 계곡끼리 / 청실홍실 

어우러져 꽃을 피우네.

 

봉오리 봉오리 젖꼭지 같은 꽃봉오리 / 달거리보다도 더 진한 꽃봉오리 

능선에 오른 꽃은 해와 입 맞추고 / 해는 눈 녹은 골짜기에 내려

사랑의 궁전은 뿌리를 낳고 / 뿌리는 깽맥깽맥 물을 길어 올리네. /

 

물과 불을 중매 서는 봄바람이 설랑 사랑 / 산마루는 골짜기에서

얼사쿠나 / 두 발 상모 하늘 감아 돌리더니 / 덩덩 덩덕궁꼿꼿이 서네.

아지랑이 먹은 처녀 총각들 / 싱숭생숭 아질아질 일어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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