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시창작

할머니는 감나무에 거름을 주셨느니라

SM사계 2023. 11. 27. 00:01

 

 

 

할머니는 감나무에 거름을 주셨느니라

 

                                                 황송문

 

 

할머니는 돼지 족발을 삶을 때마다  

우리에게는  고기만  주시고 

국물은 국물도 없었느니라. 

절에 가지고 가시곤 하셨기 때문이었느니라. 

 

국물도 먹고 싶었는데 

한 방울도 주는 법이 없이 

족발 살코기만 주시곤 하셨느니라. 

 

할머니는 국물을 어디다 쓰느냐고 

궁금증이 동해서 여쭈었더니 

감나무에 거름을 주셨다고 하셨느니라. 

 

할머니가 입적하신 후

그 절을 찾아갔더니

연로하신 큰스님이 암자에서 반기셨느니라. 

 

감나무의 홍시를 따주시면서 

너의 할머니는 큰보살이었느니라.

오실 때마다 약을 가져오셔서

나의 무릎 관절,

골다공증을 치유하셨느니라.

 

감나무 열매 홍시처럼    

떫은 기 없는 말씀으로 

윤회로 윤회로 윤회전생으로 

감나무 밑거름을 되뇌시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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