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황송문 조선소 - 황송문 흰 소금을 몰고 오는 원시의 땀 속으로 목수의 수건이 빨려드는 바다. 수건에 걸린 하늘로 완성의 못질이 떨어지면 맨발로 뛰는 심장이 어둠을 털고 일어나 바다와 관계할 것이다. 무덤은 사라질 것이다. 부서지기만 하는 뼈도 매마른 어둠으로 가득 찬 항구를 뚫고 달리는 오, 바다 지.. 황송문 대표시 2010.08.03
연가/황송문 연가 - 황송문 세상이 추워질수록 생각나는 당신. 가슴 속 열두 대문을 지나 안채 깊은 방구들목에 불을 지펴드리겠습니다. 불은 당신의 말씀, 입술의 기운으로 은근히 덮혀지는 따뜻한 나라 온돌방 아랫목 비단 금침 깊이깊이 밀어 한 꾸리 감아두겠습니다. 베개는 꽃씨로 채워서 밤마다 꿈자리는 꽃.. 황송문 대표시 2010.07.29
간장/황송문 간장 - 황송문 우리 조용히 썩기로 해요 우리 기꺼이 죽기로 해요. 토속의 항아리 가득히 고여 삭아 내린 뒤에 맛으로 살아나는 삶, 우리 익어서 살기로 해요. 안으로 달여지는 삶, 뿌리 깊은 맛으로 은근한 사랑을 맛들게 해요. 정겹게 익어가자면 꽃답게 썩어가자면 속맛이 울어날 때까지는 속삭는 아.. 황송문 대표시 2010.07.28
능선/황송문 능선稜線 황송문 오르기 위해서 내려가는 나그네의 은밀한 탄력의 주막거리다. 옷깃을 스치는 바람결에도 살아나는 세포마다 등불이 켜지는 건널목이다, 날개옷이다 음지에서 물든 단풍같이 부끄럼을 타면서도 산뜻하게 웃을 적마다 볼이 파이는 베일 저쪽 신비로운 보조개…… 주기적으로 수시로 .. 황송문 대표시 2010.07.25
내 가슴속에는 5/황송문 내 가슴속에는 - 황송문 내 가슴속에는 첫사랑이 있다네. 간이역이 서있는 초등학교 통나무교실의 불꽃이 있다네. 불을 머금은 장작난로 인절미 구워먹던 소녀가 있다네. 내 가슴속에는 첫사랑이 있다네. 세상이 추울 땐 그리워지는 소녀. 기쁨에 넘치는 불 그림자 부끄럼 타던 능금 볼이 타고 있다네... 황송문 대표시 2010.07.22
눈잎/황송문 눈잎 황송문 눈잎이 나를 흔드네. 이러지 말고 정말 이러지를 말고 시골로 내려가라고 나를 흔들어대네. 이러지 말고 정말 이러지를 말고 청국장 끓는 고향으로 내려가라네. 장독대와 초가지붕과 배추밭 고랑 위로 수 만리 꿈을 몰고온 눈잎이 나를 흔들어 깨우네. ※ 제3시집 내 가슴속에는 (황송문시.. 황송문 대표시 2010.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