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稜線
황송문
오르기 위해서 내려가는 나그네의
은밀한 탄력의 주막거리다.
옷깃을 스치는 바람결에도
살아나는 세포마다 등불이 켜지는
건널목이다, 날개옷이다
음지에서 물든 단풍같이
부끄럼을 타면서도 산뜻하게
웃을 적마다 볼이 파이는
베일 저쪽 신비로운 보조개……
주기적으로 수시로 물이 오르는
뿌리에서 줄기 가지 이파리 끝까지
화끈거리면서 서늘하기도 한
알다가도 모를 숲 그늘이다.
불타는 담요를 담요처럼 깔고 덮고
포도주에 얼근한 노을을 올려보는
여인의 무릎과 유방 사이의
어쩐지 아리송한 등산광이다.
개살구를 씹어 삼킬 때의
실눈이 감길 듯이 시큰거리는
봉우리에서 봉우리로 이어지는
산등성이의 곡선……
쑤시는 인생의 마디마디
오르기 위해서 쉬어 가는
주막거리의 재충전이다.
창백한 형광등 불빛 아래
기침을 콜록이던 日常에서
어쩌다 눈뜬 저 건너 무지개
나무꾼과 선녀의 감로주 한 모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