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
황송문
우리 조용히 썩기로 해요.
우리 기꺼이 죽기로 해요.
토속의 항아리 가득히 고여
삭아 내린 뒤에
맛으로 살아나는 삶,
우리 익어서 살기로 해요.
안으로 달여지는 삶,
뿌리 깊은 맛으로
은근한 사랑을 맛 들게 해요.
정겹게 익어 가자면
꽃답게 썩어 가자면
속맛이 우러날 때까지는
속삭는 아픔도 크겠지요.
잦아드는 짠맛이
일어나는 단맛으로
우러날 때까지,
우리 곱게 곱게 썩기로 해요.
우리 깊이깊이 익기로 해요.
죽음보다 깊이 잠들었다가
다시 깨어나는
부활의 윤회,
사랑 위해 기꺼이 죽는
人生이게 해요
사랑 위해 다시 사는
再生이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