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차
오늘은 내 나라 칡차를 들자.
조상의 뼈가 묻힌 산
조상의 피가 흐른 산
조상 대대로 자자손손
뼈 중의 뼈, 살 중의 살이 묻힌 산
그 산 진액을 빨아올려
사시장철 뿌리로 간직했다가
주리 틀어 짜낸 칡차를 받아 마시고
내가 누구인가를 생각하자.
칡뿌리 같이 목숨 질긴 우리의 역사
칡뿌리 같이 잘려 나간 우리의 강토
내 흉한 손금 같은 산협에
죽지 않고 살아남은 뿌리의 정신,
흙의 향기를 받아 마시자.
어제는 커피에 길들어 왔지만
어제는 정신없이 살아왔지만
오늘은 내 나라 칡차를 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