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대표시

칡차

SM사계 2010. 10. 5. 10:07

 

 

칡차

 

 오늘은 내 나라 칡차를 들자.

 

조상의 뼈가 묻힌 산

조상의 피가 흐른 산

조상 대대로 자자손손

뼈 중의 뼈, 살 중의 살이 묻힌 산

그 산 진액을 빨아올려

사시장철 뿌리로 간직했다가

주리 틀어 짜낸 칡차를 받아 마시고

내가 누구인가를 생각하자.

 

칡뿌리 같이 목숨 질긴 우리의 역사

칡뿌리 같이 잘려 나간 우리의 강토

내 흉한 손금 같은 산협에

죽지 않고 살아남은 뿌리의 정신,

흙의 향기를 받아 마시자.

 

어제는 커피에 길들어 왔지만

어제는 정신없이 살아왔지만

오늘은 내 나라 칡차를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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