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詩論 Ⅰ
- 용수에서 떠낸 술 -
황송문
시를 쓰기 전에
인생을 정서하라.
가슴에 괸 술을
곱게 떠내어라.
성급하게
쥐어짜는 惡酒일랑
아예 꿈도 꾸지 말라.
詩는
썩는 의식의 항아리에
용수를 질러 놓고
기다리는 사상.
인생이 익을 때까지
기다리며 참는
꽃술의 아픔이다.
떫은 言語가
익느라고
썩는 동안엔
남모르는 눈물도 흘려야 하느니라.
속을 썩혀서
단맛으로 우려내는
內密의 結晶.
꽃답게 익은 술,
정겹게 괸 술을
곱게 떠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