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대표시

망향가

SM사계 2010. 8. 19. 09:46

 

망향가望鄕歌 Ⅱ

 

 

 

 

            황송문 

 

어매여, 시골 울 엄매여!

어매 솜씨에 장맛이 달아

시래기국 잘도 끓여 주던 어매여!

어매 청춘 품앗이로 보낸 들녘

가르마 트인 논두렁길을

내 늘그막엔 밟아 볼라요!

冬至ㅅ날 팥죽을 먹다가

문득, 걸리던 어매여!

새알심이 걸려 넘기지를 못하고

그리버 그리버, 울 엄매 그리버서

빌딩 달 하염없이 바라보며

속을음 꺼익 꺼익 울었지러!

앵두나무 우물가로 시집오던 울 엄매!

새벽마다 맑은 물 길어와서는

정화수 축수 축수 치성을 드리더니

동백기름에 윤기 자르르한 머리카락은

뜬구름 세월에 파뿌리 되었지러!

아들이 유학을 간다고

송편을 쪄 가지고 달려오던 어매여!

九萬里長天에 월매나 시장허꼬?

비행기 속에서 먹어라, 잉!

점드락 갈라먼 월매나 시장허꼬

아이구 내 새끼, 내 새끼야!

돌아서며 눈물을 감추시던 울 엄매!

어매 뜨거운 心情이 살아

母性의 피되어 가슴 절절 흐르네!

어매여, 시골 울 엄매여!

어매 잠든 고향 땅을

내 늘그막엔 밟아 볼라요!

지나는 기러기도 부르던 어매처럼

나도 워리워리 목청껏 불러들여

人情이 넘치게 살아 볼라요!

紫雲英 환장할 노을 진 들녘을

미친 듯이 미친 듯이 밟아 볼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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