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대표시

돌 1

SM사계 2010. 8. 19. 09:26

 

            

 

 

 

           황송문 

 

불 속에서 한 천년 달구어 지다가

산적이 되어 한 천년 숨어 살다가

칼날 같은 소슬바람에 염주를 집어 들고

물속에서 한 천년 원 없이 구르다가

영겁의 돌이 되어 돌돌돌 구르다가

매촐한 목소리 가다듬고 일어나

神仙峰 花潭 先生 바둑알이 되어서

한 천년 운무 속에 잠겨 살다가

잡놈들 들끓는 俗界에 내려와

좋은 詩 한 편만 남기고 죽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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