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도랑집 바우
황송문
가까이 가지도 않았습니다.
탐욕의 불을 켜고
바라본 일도 없습니다.
전설 속의 나무꾼처럼
옷을 숨기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그저
달님도 부끄러워
구름 속으로 숨는 밤
물소리를 들었을 뿐입니다.
죄가 있다면
그 소리 훔쳐 들은 죄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그 소리는 꽃잎이 되고 향기가
되었습니다.
껍질 벗는
수밀도의 향기……
밤하늘엔 女人의 비눗물이 흘러갑니다.
아씨가 仙女로 목욕하는 밤이면
수채도랑은 온통 별밭이 되어
가슴은 은하로 출렁이었습니다.
손목 한 번 잡은 일도 없습니다.
얘기 한 번 나눈 적도 없습니다.
다만 아슴푸레한 어둠 저 편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에
정신을 빼앗겼던 탓이올시다.
始原의 乳頭같은
물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머리카락으로 목덜미로 유방으로 허리로
그리고 또……
곡선의 시야 굼틀굼틀
어루만져 보고 껴안아 보던
그 달콤한 상상의 甘酒,
죄가 있다면 이것이 죄올시다.
전설 속의 나무꾼처럼
옷 하나 감추지도 못한 주제에
죄가 있다면
물소리에 끌려간 죄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