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禪風 황송문 노을이 물드는 산사에서 / 스님과 나는 법담(法談)을 한다. 꽃잎을 걸러마신 승방에서 / 법주(法酒)는 나를 꽃피운다. 스님의 모시옷은 구름으로 떠있고, 나의 넥타이는 번뇌로 꼬여있다. "자녀는 몇이나 두셨습니까?" "사리(舍利)는 몇이나 두셨습 니까". "더운데 넥타이를 풀으시죠." "더워도 풀어서는 안 됩 니다." 목을 감아 맨 십자가 / 책임을 풀어 던질 수는 없다. 내 가정과 국가와 세계 / 앓고 있는 꽃들을 벌리 수는 없다. ************************************ *시작 노트 - 질 높은 해학의 정조(情調)가 웃음을 머금게 한다. 한 사람은 속중(俗衆)이고 또 한 사람은 도를 닦는 스님인데, 각기 내공으로 선문답을 주고받는다. 스님의 선문(禪問)을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