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시창작

선풍禪風

SM사계 2023. 4. 24. 00:01

                                                         

 

 

 

 선풍禪風  

                                                           황송문

 

노을이 물드는 산사에서 / 스님과 나는 법담(法談)을 한다. 

꽃잎을 걸러마신 승방에서 / 법주(法酒)는 나를 꽃피운다. 

스님의 모시옷은 구름으로 떠있고, 나의 넥타이는 번뇌로

꼬여있다. 

"자녀는 몇이나 두셨습니까?"  "사리(舍利)는 몇이나 두셨습

니까". "더운데 넥타이를 풀으시죠."  "더워도 풀어서는 안 됩

니다." 목을 감아 맨 십자가 / 책임을 풀어 던질 수는 없다.

내 가정과 국가와 세계 / 앓고 있는 꽃들을 벌리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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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노트 - 질 높은 해학의 정조(情調)가 웃음을 머금게 한다. 

한 사람은 속중(俗衆)이고 또 한 사람은 도를 닦는 스님인데, 

각기 내공으로 선문답을 주고받는다.  스님의 선문(禪問)을

받아내는 속중의  내공이 만만치 않다. <한수영 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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