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영紫雲英
나는 그녀에게 꽃시계를 채워주었고,/ 그녀는 나에게 꽃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꿀벌들은 환상의 소리 잉잉거리며 / 우리들의 부끄러움을 축복해 주었다.
그러나, 우리들의 만남은 이별 / 보자기로 구름 잡는 꿈길이었다. 세월이 가고
늙음이 왔다 / 어느 저승에서라도 만나고 싶어도 / 동그라미밖에 그릴 수가 없다.
이제는 자운영을 볼 수 없는 것처럼 / 그녀의 풍문조차 들을 수가 없다..
다만 알 수 있는 것은 / 나의 추억 속에 살아았는 / 그녀의 미소 / 눈빛과 입술이다.
나는 그녀에게 사랑을 바쳤고 / 그녀는 나에게 시를 잉태해 주었다.
*시작 노트 - 우리는 게집이 이들과 자운영 밭에서 서로 꽃반지나 꽃시계, 꽃목걸이를
만들어주기도 하면서 해찰하고 놀았지요. 초등학교 시절에 무슨 사랑입나까. 그러나
시는 사실 기록이 아니라 있을법한 허구를 언어의 집 짓기로 맛보는 상상의 감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