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시창작

도마질 소리

SM사계 2023. 10. 16. 00:01

 

 

도마질 소리

 

                                                           황송문

 

새벽잠에서 깨어날 때 / 무의식의 늪에서 의식의 호수로 

찰랑찰랑 남살남실 깨어날 때 

일출처럼 환하게 솟아오르면서 / 다독거리면서 어루만지는 

심장소리가 식물성으로 들려요.

 아내가 식칼로 무를 써는 소리 / 당근과 

오이를 써는 소리 / 양파와 풋고추 써는 소리가 들려요

행주치마가 검어질수록 

김치찌개 얼큰한 맛이 살고 / 도마에 상처가 나듯 

주름살이 깊어질수록 /들깨 갈아부은 토란국은 

은은한 조선 여인의 손맛이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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