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시창작

칡차

SM사계 2023. 9. 25. 00:01

 

 

 

칡차

 

                                                             황송문

 

오늘은 내 나라 칡차를 들자. / 조상의 뼈가 묻힌 산 / 조상의 피가 흐른 산 // 

조상 대대로 자자손손 / 뼈 중의 뼈, 살 중의 살이 묻힌 산 // 그 산 진액을

빨아올려 사시장철 뿌리로 간직했다가 / 주리 틀어 짜낸 칡차를 받아마

시고 / 내가 누구인가를 생각하자. // 칡뿌리같이 목숨 질긴 우리의 역사 / 

 칡뿌리같이 잘려 나간 우리의 강토 / 내 흉한  손금 같은 산협(山峽)에 / 

죽지 않고 살아 남은 뿌리의 정신, / 흙의 향기를 받아 마시자. // 어제는 

커피에 길들여 왔지만 /  어제는 정신없이  살아왔지만 / 오늘은 내 나라  

칡차를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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