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시창작

간장

SM사계 2023. 8. 28. 00:01

 

 

간장

                                                                                              황송문

 

우리 조용히 살기로 해요. / 우리 기꺼이 죽기로 해요. // 토속(土俗)의 항아리 가득히고여 /

삭아 내린 뒤에 / 맛으로 살아나는 삶 / 우리 익어서 살기로 해요. // 안으로 달여지는 삶 /

뿌리 깊은 맛으로 / 은근한 사랑을 맛들게 해요. // 정겹게 익어가자면 / 꽃답게 썩어가자면 /

속 맛이 울어 날 때까지는 / 속 삭는 아픔도 크겠지요. // 잦아드는 짠맛이ㅣ일어나는 단맛으로 /

울어날 때까지 / 우리 곱게 곱게 썩기로 해요. / 우리 깊이깊이 익기로 해요.

// 죽음보다 깊이 잠들었다가 / 다시 깨어나는 / 부활의 윤회(輪廻), // 사랑

위해 기꺼이 죽는 인생이게 해요. / 사랑 위해다시 사는 / 재생(再生)이게 해요.

 

시작 노트 - 간장이 모든 음식에 들어가 맛을 내듯이, 이 세상을 맛들게 하기 위해서

잘 썩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는 잘 썩어야 하는 메주와 부패를 막는 소금의

정신으로  아름답게 거듭나야 한다는 뜻을 형상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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