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시창작

봄이 오는 소리

SM사계 2023. 3. 13. 00:01

 

 

  봄이 오는 소리   

                                                                                       황송문

 

물을 사랑하는 봄이 물소리를 내지르네

불을 사랑하는 봄이 불을 지르며  다니네.

물과 불을 중매 서는 바람은 / 박하사탕 먹고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아질아질 신명 도지네. 

 

봄햇살이 물을 길어 올리네. / 느릅나무 속잎 피는구비구비마다 

뿌리에서 줄기로 가지로 잎으로 / 박하사탕 화안하게 얼사쿠 일어나네. 

 

봄물결이 물을 안고 피어오르네. / 능선과 능선과 계곡과 계곡과

어깨와 어깨와 허리와 허리와/ 능선과 계곡끼리 능선과 계곡끼리

청실홍실 어우러져 꽃을 피우네. 

 

봉오리 봉오리 젖꼭지 같은 꽃봉오리 / 달거리보다도 더 진한 꽃봉오리 

능선에 오른 꽃은 해와 입을 맞추고 / 해는 눈녹은 골짜기에 내려

사랑의 궁전에 뿌리를 낳고 / 뿌리는 깽맥깽맥 물을 길어 올리네. 

 

물과 불을 중매서는 봄바람이 살랑살랑 / 산마루는 골짜기에 얼사쿠나

아롱아롱 두 발 상모 하늘 감아 돌리더니 / 덩덩 덩덕궁 꼿꼿이 서네..

아지랑이 먹은 처녀 총각들 / 싱숭생숭 아질아질 일어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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