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송문 시창작

청보리

SM사계 2023. 3. 6. 00:01

 

 

 

 

청보리

                                                                        황송문

 

 

청보리의 / 푸른 정신으로 살고 싶다.

 

가난한 나라에 태어나 살아도 / 가난한 줄 모르게 

수 천 톤의 햇살을 받아들이는 / 양지바른 토양에서

보란 듯이 살고 싶다.

 

국어보다 영어를 더 잘 가르치는 / 그런 사대의 사내새끼가 아니라

자가용 열쇠를 빙글빙글 돌리면서 / 어깨를 으쓱거린다거나

면사포 쓰고 / 불독 같은 놈에 들리어가면서도

하이힐 코빼기를 까딱거리는 / 정신 티미한 계집의 헤픈 웃음은 말고, 

 

짓밟히면서도 일어서는 / 청보리의 사상,

농부의 뚝심으로 살아나는 / 그 푸른 정신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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