촐촐한 밤이면
황송문
촐촐한 밤이면
석정(夕汀) 선생님을 떠올린다.
감 껍질이라도 지근거리면서
흰 물새 나는 호수를 꿈꾸는 선생님께
감 껍질은 없어도
포장마차 막걸리로 모실 수 있다면
반가워하시던 선생님.
기분좋게 얼근하시면
송문아, 시론(詩論)보다 더 중한 게 뭔지 아니?
그때는 대답을 못했지만
세월이 흘러 夕汀 선생님 '서정가'를
노래로 듣다가 강물처럼 강물처럼
정겹게 흘러 가면서 남기는 인상(印象)은
훈김인지, 영원히 찍힌 인상도장인지···
● 황송문黃松文 선문대학교 명예교수, 인문대학장 역임. <문학사계> 발행인 역임.
현 편집인 겸 주간. 저서 <황송문문학전집>(20권) <신석정시의 색채이미지 연구>
등 104권. 한국현대시인상 등 5개 문학상 수상.
이 시는 <석정문학>제33호(2020년 10월 13일 발행) 156쪽에서 옮겨 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