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감나무에 거름을 주셨느니라
黃松文
할머니는 돼지 족발을 삶을 때마다
우리에게는 고기만 주시고
국물은 국물도 없었느니라.
절로 가지고 가시곤 하셨기 때문이었느니라.
국물도 먹고 싶었는데
한 방울도 주는 법이 없이
족발 살코기만 주시곤 하셨느니라.
할머니는 국물을 어디다 쓰느냐고
궁금증이 동해서 여쭈었더니
감나무에 거름을 주셨다고 하셨느니라.
할머니가 입적(入寂)하신 후
그 절을 찾아갔더니
연노하신 큰스님이 암자에서 반기셨느니라.
감나무의 홍시를 따주시면서
너희 할머니는 큰 보살이었느니라.
오실 때마다 약을 가져오셔서
나의 무릎 관절,
골다공증을 치유하셨느니라.
감나무 열매 홍시처럼
떫은 기 없는 말씀으로
윤회로 윤회로 윤회전생으로
감나무 밑거름을 되뇌시었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