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사계 2016. 7. 30. 07:31

       李重熙

 

영성으로 통찰하는 시선은

해맑은 호수보다도 깊고

그림으로 말하는 입술의 기운은

지층, 암반보다도 무거우며

용광로 불길, 화산보다 뜨거우리.

 

불상도 환희에 춤추게 하는

, 저 신들린 붓 끗!

용마루에서 너울대는 박잎처럼

자유로이 너울대는 무녀의 몸짓

화성의 화필이다, 신필이다!

 

불상도 환희에 춤추게 하는

, 저 신들린 붓 끝!

마쓰나가 시인까지도

감동의 눈물 뿌리게 하는

부드러운 꽃과 날카로운 칼

말씀으로 불사르는 화염검인가.

 

정밀한 선풍에 바람도 자고

행운유수 일어나면 천지가 녹아나는

, 저 심오한 변상의 수수께끼

순간과 영원이 동거하는 화실엔

암유의 달빛도 풀잎을 연주한다.